참가후기

[당첨자는 영남일보 신문 게재]

  • 40대의 추억만들기
  • 김동식   |   2020-10-26 10:54 조회수 : 159
  • zealpuma@gmail.com   |   생년월일 : 1975.04.15

나는 사실 달리기 보다는 자전거를 타는 걸 즐겨한다. 예전엔 거제도 라이딩, 대마도 라이딩 등 장거리 라이딩을 즐겼지만, 최근에는 친구집에 놀러가는 포항라이딩이나 영천라이딩 등을 간헐적으로 하고 있다. 물론 대구 및 인근 라이딩 주요코스인 산성산, 헐티재, 한티재, 팔조령, 강정보 주변의 4대강 라이딩 등은 수시로 즐기고 있었다. 물론 고독을 즐기고 깊게 빠져하는 경향이 아니라 동호회에 들거나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40대의 어중간한 나이와 지쳐가는 삶 속에서 친구 녀석이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의 참가를 독려하는 문자를 받았다. 작년에 참가한 친구 녀석은 올해도 어김없이 참가를 결정 하였고, 작년에 뒤풀이만 참가했던 나도 참가를 결심하고 친구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그리하여 5명의 참가자를 모으는데 성공했다.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온 경찰, 부장 업무를 맡으면서 지쳐가는 교사 둘, 과외 전선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외교사 그리고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해산물 관련 사업가까지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우리는 친구라는 구심점을 통해 모여서 마라톤 참가를 결정했다. 10km에 참가하기로 하고 참가신청서를 작성하고 같이 모여 코스도 정하고 운동도 시작 했다.

2020년 대회의 가장 큰 화두는 언택트였다. 작년엔 날짜를 정하고 다같이 도로에 코스를 정해 뛰는 방식이었다면,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해는 소규모 혹은 개인들이 코스를 정해서 시간을 기록하고 인증 받는 체제로 대회가 운영되었다. 그래서 틈틈이 각자 운동 통해 서로를 독려하거나, 자신의 기록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나날을 보내며 약속한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왔다. 드디어 2020.10.25.() 16:00, 수성교에서 만나 10km달리기가 시작되었다.

달리기 코스는 자전거를 타면서 많이 지나다니던 길이고, 한 주전에 코스 결정을 위해 수성교에서 가창 방면 용두교로 사전 달리기를 한 터라 코스는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친구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 기대 반, 걱정 반의 맘으로 수성교를 건넜다




 간단한 스트레칭 후에 긴장된 맘으로 출발을 했고, 가을 오후의 하늘은 화창하게 우리를 반겨줬다. 1km를 지나면서 심장이 빨라지고, 숨은 가빠지고 5명의 한 무리는 5명의 개인으로 갈라져 같은 방향을 다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상동교까지 3km 구간이 육체적으로 힘든 구간이라면, 상동교 징검다리를 건너 용두교 방향의 왕복코스(3~7km)는 심리적으로 힘든 구간이었다. 상동교에서 두 개의 다리를 지나야 하는 반환점까지의 거리는 가도 가도 다리가 나오지 않아 지쳐가고, 반환점을 돌아 상동교까지 달리면서도 저 멀리 보이는 다리가 가까워지지 않는 느낌을 갖게 했다. 반환점 근처에서 제일 먼저 돌아 달리는 친구와 반갑게 인사하고 서로에게 힘을 실어주는 한 마디씩을 건넸다. 나도 반환점을 돌아 뛰면서 만난 친구에게 '파이팅'을 외치며 달렸다

상동교를 건너 7km 지점을 통과하니, 몸은 알아서 뛰고 있고 마음도 가까워 오는 결승점에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혼자 신천 둔치를 뛰면서 먼저 간 친구 녀석들과 뒤에서 따라오는 친구들과 함께 가을의 한 순간을 느끼며 결승점에 다다랐다. 먼저 도착한 친구들이 박수를 치며 반겨줬고, 수성교 밑 툇마루에 널브러져 달아오른 몸과 호흡을 정리했다. 달궈진 쇠를 담글 질 할 때 물에 넣듯이, 달궈진 몸에 물을 들이붓고 휴식을 취하면서 코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뒤이어 도착한 친구들에게도 박수를 쳐주며 서로를 격려했다



 이렇게 무사히 우리들의 40, 그 시기의 한 순간인 코로나 시국의 가을날이 지나갔다. 허투루 보내왔던 일요일 오후를 보람되게 보낸 하루였고, 2020년에 기억할만한 하루였다. 처음엔 쉬지 않고 10km를 어떻게 뛸까 하는 걱정이 앞섰고, 실제로 중간중간 걸으며 쉬는 시간이 많았는데 쉬지 않고 완주한 나 자신에게도 자신감을 갖게 한 달리기였다

이번 달리기로 느낀 것은 아직도 같이 달리기를 도전할 친구가 있다는 것과 40대의 나이에도 아직 도전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억 만들기의 장을 깔아준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 대회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